세계일보

검색

리틀엔젤스, 한국美 뽐낸 춤사위에 참신·역동성 더했다

입력 : 2019-12-08 20:48:01 수정 : 2019-12-08 20:48: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합창 외 모두 13개 작품 무대 올려 / ‘진쇠놀이’ 등 4개 신작 대거 선봬 / ‘창작춤 선구자’ 배정혜 안무 맡아 / ‘화검’ ‘미얄’ 등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 / 과감한 무용·동작 보여줘 관객 갈채

‘친선과 우정의 외교사절’로서 57년 역사를 쌓아 온 리틀엔젤스예술단은 다시 100년 역사를 이어갈 새로운 미래를 준비 중이다. 지난 6일 세계일보 주최 정기공연에서 리틀엔젤스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신작을 대거 선보이는 것으로 변화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했다. 합창을 빼면 총 열세 작품이 무대에 올랐는데, 이중 네 작품이 신작이다. 리틀엔젤스는 이처럼 한국창작 춤의 선구자로 꼽히는 배정혜 안무가가 지난해 7월 상임안무가로 취임한 후 신작을 계속 선보이며 무대의 생동감을 높이고 있다.

배정혜는 5세 때 무용을 배우기 시작해 12세에 첫 개인 발표회를 연 후 50여년간 한국 창작무용을 개척해 왔다. 1977년 ‘타고 남은 재’로 한국 창작 춤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춤 춘향’, ‘떠도는 혼’, ‘불의 여행’ 등의 작품으로 까다로운 평단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국립무용단, 국립국악원 무용단, 서울시립무용단 등을 이끌었는데, 이러한 공로로 한국무용협회는 배정혜를 올해 ‘대한민국 최고무용가상’ 수상자로 최근 발표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춤은 배정혜 안무가의 네 번째 신작 ‘진쇠놀이’였다. 초등·중학교 여학생으로 이뤄진 리틀엔젤스 공연은 통상 초등학교 3∼5학년인 작은 반과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인 큰 반으로 나뉜다. ‘진쇠놀이’는 작은 반을 위한 배정혜 안무가의 첫 작품. 원래 진쇠춤은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궁궐에서 추어지던 춤으로 알려졌다. 이를 리틀엔젤스는 원형에 기반을 두되 새로운 안무와 상모춤을 곁들인 춤으로 선보였다. 군무로 이뤄진 리틀엔젤스 기존 작품과 다르게 이인무인 점도 특징이다. 무관복 차림의 두 어린 무용수는 꽹과리를 휘두르다 열정적으로 상모를 돌리는 춤 마무리로 객석의 갈채를 받았다.

지난해 정기공연 때부터 속속 선보인 배정혜 안무가의 다른 신작 ‘궁’, ‘미얄’, ‘화검’ 역시 이날 무대에선 더욱 정련된 춤사위로 거듭난 모습이었다. 직전 공연에서 처음 선보였던 ‘화검’은 ‘검’이란 낯선 소품에 한층 익숙해진 소녀들의 춤사위가 번득이는 순서였다. 신라시대 여자 화랑인 원화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심신을 수련하던 모습을 담은 검무다. 리틀엔젤스 다른 레퍼토리보다 훨씬 더 역동성 있는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극장을 가득 채웠다.

‘춤추고 노래하는 평화의 사자’ 리틀엔젤스예술단이 지난 6일 정기공연에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다양한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리틀엔젤스예술단 제공

리틀엔젤스의 새로운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고 있는 ‘미얄’도 높은 완성도로 객석을 압도했다. 마당놀이 봉산탈춤 속에 나오는 ‘미얄’이야기를 현대적 해석으로 표현하는데 해학적 무대가 과감한 무용과 동작으로 채워졌다. 수준 높은 무용단으로서 리틀엔젤스의 정체성을 새롭게 했다.

이처럼 ‘화검’과 ‘미얄’이 리틀엔젤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공연 첫 순서인 ‘궁’은 전통과 현대성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대표작이다. 궁중정재무 중 춘앵전 등에 나오는 한삼춤 동작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한삼(汗衫)’은 원래 손을 감추기 위해 두루마기나 여자의 저고리 소매 끝에 길게 덧대는 소매다. 이를 휙휙 던지고 돌리며 늘어뜨리는 춤에서 나오는 선은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꼽힐 만하다.

‘부채춤’, ‘꼭두각시’, ‘장고춤’, ‘시집가는날’, ‘북춤’ 등 이제는 클래식이 된 리틀엔젤스 기존 춤의 아름다움도 여전했다. 고운 치마를 입고 돌며 꽃과 화려한 공작이 그려진 부채를 폈다 접기를 반복하는 부채춤은 여전히 한국미의 절정을 보여준다. 단원들이 직접 춤추며 악기를 연주하는 장고춤과 북춤도 고된 수련에서 나왔을 춤과 소리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리틀엔젤스만의 시그니처인 북춤은 삼면의 틀에 여섯 개의 북을 매단 ‘육고무’에 ‘앉은 북’과 ‘대고(大鼓·큰북)’에서 터져나오는 격동 있는 강약의 변화와 휘몰아치는 북 장단이 대미를 장식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